김윤덕 의원 "국립한글박물관 109억 화재 손해, 보험금 0원"

정치
김윤덕 의원 "국립한글박물관 109억 화재 손해, 보험금 0원"
공사 중 사고 미보상 보험, 건물 가액 13년 전 기준
소장품 10만여 점 무보험, 174억 복구비 국비
  • 입력 : 2026. 10.06(화) 21:36
  • 이연화 기자
김윤덕 의원(전북 전주시갑)
국립한글박물관이 2025년 2월 1일 증축공사 중 발생한 화재 사고로 109억원의 손해를 입었으나,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윤덕 의원(전북 전주시갑)이 국립한글박물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박물관이 가입한 보험은 '공사 중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증축공사 시작 46일 뒤 보험을 갱신하면서 공사 중 사고까지 보장하는 '소규모공사 특약'을 누락했다.

이에 보험사는 2025년 10월 "공사 중인 재물은 보상하지 않는다"는 약관 조항을 들어 보상 불가 입장을 회신했으며, 최종 보상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설령 보험이 적용되더라도 손해 전액을 받을 수 없는 구조다. 박물관 건물은 새로 지을 때 드는 비용인 재조달가액 약 439억원이 아닌 2013년 건립 당시 가격 수준인 약 279억원으로 보험에 가입하여 가입 비율이 63.6%에 그쳤다. 이로 인해 건물 손해 중 약 37억원은 처음부터 보상받을 수 없다.

결국 복구·증축 총사업비 174억 6천만원은 국민 세금인 국비로 충당되고 있다.

더욱이 소장품은 아예 보험 적용 대상 외였다. 다행히 이번 화재로 소장품 피해는 없었으나, 보험 대상이 건물·공작물·기계·집기뿐이어서 보물 '말모이 원고' 등 한글박물관 소장품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현재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등 외부 수장고에 나눠 보관 중인 소장품 105,157점은 무보험 상태다. 국유 건물은 법에 따라 화재보험 가입이 의무지만, 다시 만들 수 없는 소장품에는 가입 의무도, 관리 지침도, 사고 시 복구 재원도 없는 실정이다.

김윤덕 의원은 "새로 지으면 439억원이 드는 국가 건물을 13년 전 가격으로, 그것도 공사 중엔 보상이 안 되는 보험에 들었고, 소장품 10만여 점은 지금도 보험 대책이 없다"며 "109억원의 피해에도 보험금은 0원이고, 그 부담은 국민 세금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번 사태가 "담당자 한 명을 탓할 일이 아니라, 생소한 영문 약관의 보험을 직원 혼자 이해하고 건물 가액을 평가해 필요한 담보를 챙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받을 수 있는 보상은 끝까지 받아내고, 문체부 소속 박물관·미술관·도서관 전체의 보험과 위험관리 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덕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소속 문화시설 보험·수장고 실태 전수조사 ▲「문화시설 보험·위험관리 표준지침」 마련(주기적 가액평가, 착공 전 공사보험 확인, 공사 시 소장품 사전 반출) ▲소장품 보호 제도 마련을 요구하며, 추진 계획을 연내 국회에 보고하라고 압박했다.
이연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