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시, 故 윤동주 시인 금관문화훈장 추서… '문학 가치 재조명' 윤동주 시고 지켜낸 정병욱 가옥 등 광양 문학 명소 재조명 하인숙 국장 |
| 2026년 10월 28일(수) 14: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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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우리말로 민족의 아픔과 저항 의식을 노래한 윤동주의 시는 친필 시고를 지켜낸 정병욱 선생의 신념과 우정 덕분에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 연희전문학교 시절부터 문학을 향한 열정으로 교류했던 두 사람은 1941년 겨울, 윤동주가 직접 엮은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세 부 중 한 부를 정병욱에게 건네면서 깊은 인연을 맺었다.
시집 출간이 불가능했던 당시 상황에서 학도병으로 징집된 정병욱은 자신이 보관하던 시고를 광양의 어머니에게 맡겨 소중히 간직해 달라고 부탁했다. 정병욱이 지켜낸 이 원고는 광복 후 1948년 1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출간되어 윤동주의 시를 세상에 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병욱은 회고록 『잊지 못할 윤동주 형』에서 “내 평생 가장 보람 있는 일은 동주의 시를 간직했다가 세상에 알린 일”이라고 회고했다.
1925년 양조장을 겸한 주택으로 지어진 정병욱 가옥은 윤동주의 유고가 보존된 역사적 현장이다. 명주 보자기에 싸인 시고는 이 집 마룻바닥 아래 항아리 속에 숨겨져 보존됐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이라는 명칭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 제341호에 등록됐다.
가옥 내부에는 시고를 항아리에 담아 마룻바닥 아래 숨겨두었던 당시 모습이 재현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한 시인의 작품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켜낸 순간을 직접 마주할 수 있다. 이 집은 시집 출간이 좌절된 시대에 시고를 지켜낸 광양만의 고유한 문화적 자산으로 보존과 전승의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정병욱 가옥을 중심으로 망덕포구에는 약 1.2km 길이의 문학길 '별빛나길'이 조성되어 있다. 윤동주의 시와 두 사람의 우정을 주제로 한 이 길에는 우정을 표현한 조형물, 「별 헤는 밤」과 「쉽게 씌어진 시」를 새긴 데크 난간, 「서시」를 비추는 옹벽, 「자화상」을 활용한 거울 조형물이 이어져 시와 포구의 풍경을 하나의 산책길로 엮는다.
길의 끝에는 윤동주의 시 31편을 새긴 시비가 세워진 '윤동주 시 정원'이 있어 방문객들이 작품을 직접 읽으며 문학의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됐다.
광양시는 이러한 문학적 자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정병욱 가옥 인근에 '윤동주·정병욱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윤동주의 작품이 보존돼 세상에 전해지기까지의 과정과 정병욱의 삶을 함께 조명하는 공간으로, 2027년 착공해 2029년 준공될 계획이다. 문학관이 들어서면 정병욱 가옥과 별빛나길, 윤동주 시 정원을 연계한 문학 여행의 기반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현 광양시장은 "윤동주 시인의 문학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데에는 작품을 지켜낸 정병욱 선생의 신념과 우정이 있었다"며 "두 분의 문학적 인연이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해지도록 그 가치를 보존하고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병욱 가옥을 비롯한 망덕포구의 문학 자산을 바탕으로, 문학과 섬진강의 자연이 어우러진 광양만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여행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인숙 국장
